詩와 音樂
봄비 / 조병화
김종화
2011. 2. 27. 14:25
봄비 / 조병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온종일 책상에 앉아, 창 밖으로 멀리
비 내리는 바다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노라면
문득, 거기 떠오르는 당신 생각
희미해져 가는 얼굴
그래, 그동안 안녕하셨나요
실로 먼 옛날 같기만 합니다 전설의 시대 같은 까마득한 먼 시간들 멀리 사라져 가기만 하는 시간들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 그 속에, 당신과 나, 두 점 날이 갈수록 작아져만 갑니다 이런 아픔, 저런 아픔 아픔속에서도 거듭 아픔 만났다가 헤어진다는 거 이 세상에 왜, 왔는지? 큰 벌을 받고 있는 거지요 꿈이 있어도 꿈대로 살 수 없는 엇갈리는 이 이승 작은 행복이 있어도 오래 간직할 수 없는 무상한 이 이승의 세계 둥우리를 틀 수 없는 자리 실로 어디로 가는 건가 오늘따라 멍하니 창 밖으로 비 내리는 바다를 온종일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왈칵, 다가서는 당신의 얼굴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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