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부부
두 내외는 학교 앞에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천막 분식집을
20년간 지켜 왔습니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잠시도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는 잉꼬부부.
주위에 깨끗한 식당들이 많이 생겨 단골들을 다 잃었지만
부부는 코흘리개 손님 몇몇을 위해
떡볶이를 하고 만두를 빚었습니다.
내가 몸살을 호되게 앓고 난 뒤 갑자기
그 집 떡볶이가 생각나 찾아갔던 날도
부부는 나란히 앉아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저녁 드시네요! 떡볶이 일인분 되죠! "아,해드려야지. 거기 앉아요.”
할머니가 먹던 숟가락을 놓고 엉거주춤 일어 나려 하셨습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다시 앉히며 주방으로 나오셨습니다.
“당신은 밥 마저 먹어요. 내가 해 줄께요.”
할아버지가 주방에서 떡볶이를 만드는 동안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위해 함께 보던 연속극의 내용을
계속 중계해 주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세상에, 아까 그 삼촌이 범인이라네요.”
“거봐요, 내가 뭐랬어. 어쩐지 수상쩍다 했지.”
할아버지는 음식준비를 하며 대꾸 했습니다.
드라마 보다 더 재미난 할머니의 연속극 중계방송은
떡볶이가 다 만들어질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자, 맛있게 드세요!”
“고맙습니다.”
내가 떡볶이를 받아들고 가개를 나온 후에도 금술
좋은 부부의 밥상머리 대화는 도란도란 그칠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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