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音樂

봄이 움트는 바다가 그립다 / 고은영

김종화 2011. 2. 27. 15:31

 

봄이 움트는 바다가 그립다 / 고은영

문득 바다가 그립다
어느 거리쯤에서
염세적인 허공만을 헤매다가
등 돌리는 시간 너머 공간에
경계를 허물고 들어서는 푸른빛 바다

우울한 사고의 며칠 동안
암울한 절망이 오히려 환한 거리
무덤 같은 긴 터널에 갇혀있던
봉인된 계절이 움튼다

가난한 낯빛의 바다에도
새로운 계절은 연녹색 새움을 틔우고
물결무늬 사이사이 파란빛으로
너울너울 봄이 열리면
새로운 산란과 생성의 고리 안에
해초들은 더욱 파르라니 푸른 옷 입고

해안 가 마을 가득 쿵쿵 내려앉는 가슴
상큼한 봄 바다 내음으로 진동을 하고
바닷가 어귀 조랑말 울음 지천에 밴
새로운 생명들이 순산을 하리라
봄 빛 가득 순산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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