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자료

캐논 EOS 60D

김종화 2011. 2. 8. 02:59

사양표(P.49 참고)만 봐도 여러 변화들이 눈에 띈다. 화소, ISO 감도, 액정 모니터, 그리고 더 가벼워진 무게 등등 많은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DSLR의 기본 기능이 되어가는 동영상기능도 당연히 추가되었으며, 풀HD 촬영까지 가능하다. 크기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무게는 실제로 들어보면 확실히 가볍게 느껴진다. 중급기 이상의 바디에서 사용되었던 마그네슘을 과감히 포기하고 가볍지만 단단한 강성을 가진 폴리카보네이트 합성수지를 사용해 경량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CF 카드 대신 컴팩트에서도 두루 사용할 수 있는 SD카드를 주 메모리 카드로 채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유일하게 연사 부분이 다운그레이드 되었지만 화소가 늘어난 만큼 영상 처리에도 부담이 가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촬영에서 5연사까지 사용할 일이 거의 없고, 5연사로도 대부분의 움직임은 포착이 가능하니 실사용기로서 문제는 없어보인다. 다음으로는 사양표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든 외형/기능의 특징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이번 EOS 60D(이하 60D)에서 가장 눈에 띄게 변화된 부분이 뒷면 액정 모니터다. 그 동안 사용했던 고정 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해, 동영상이나 하이/로우 앵글 촬영 시 편리한 회전형 액정 방식을 채용했다. 정식명칭은 ‘회전형 클리어뷰 LCD’.라이브뷰가 보편화된 지금 ‘회전형 액정까지 필요할까’하고 의문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꽃이나 곤충 같은 낮은 위치에 있는 피사체를 담을 때 엎드리거나 할 필요 없이 모니터 각도만 조절해 편하게 보면서 담을 수 있고, 이는 하이 앵글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영상 촬영 시에도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촬영하거나 실시간으로 화면을 체크하기 편리한 스위블 액정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무엇보다 어느 각도에서든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시야각도 좋고 햇빛이 강한 낮에도 선명하게 LCD로 영상 파악이 가능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캐논 중급 DSLR들을 보고 있으면 뒷면 버튼 배열
에 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EOS 30D까지 액정 모니터 왼쪽에 세로로 재생, INFO 버튼 등이 있었던 것을 EOS 40D와 50D에서는 모니터 아래로 배치를 바꿨다가, EOS 7D에서 다시 모니터 왼쪽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이번 60D에서는 스위블 액정 사용으로 모니터 왼쪽, 아래쪽 공간을 전부 사용할 수 없게 된 탓인지, 버튼 배열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우선, 과감하게 ‘조이스틱’이라고도 불리는 ‘멀티컨트롤러’를 삭제하고, 그 역할을 대신할 버튼을 퀵 컨트롤 다이얼 안에 집어 넣어 공간을 확보했다. 멀티 컨트롤러가 삭제된 자리와 퀵 컨트롤 다이얼 아래쪽 등 가까운 위치에 MENU, INFO, 재생(▶) 버튼 등을 오밀조밀 넣어 손가락 이동 범위가 넓지 않게 한 것도 인상적이다. 이번 버튼 배열 변화로 대부분의 버튼 조작을 오른손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쾌적한 촬영 환경을 제공한다.



카메라 내 RAW 보정 등 DSLR의 발전 방향성을 보여준다
RAW 촬영을 즐기는 사진가에게 EOS 60D는 더욱 편리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카메라 내에서 밝기, 화이트밸런스, 픽처스타일, 노이즈 리덕션 등 10가지 RAW 파일 편집 기능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집한 RAW 파일을 JPEG로 현상까지 해주기 때문에 더 이상 PC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밖에도 전자 수평계, 4가지 화면 비율(3:2, 4:3, 1:1, 16:9) 조정, 리사이즈 처리까지 사진가에게 꼭 필요한 알짜 기능들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분명 EOS 60D는 특별히 사양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아트 필터, 카메라 내 RAW 보정 등 기계적인 사양이 아닌 촬영에 필요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으로의 DSLR 카메라 발전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숨가쁘게 발전해온 DSLR은 앞으로는 더 이상 화소 경쟁 같은 ‘슈퍼 스펙’이 아닌 이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작품’과 ‘편의성’에 더 중점을 두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시작을 이번 60D에서 실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꼭 한 번 실제로 체험해보길 바란다.